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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지지고 볶다가 결국...

강형민 2023. 9. 22. 10:50

심각한 반곱슬입니다. 그래서 미용실에 가서 예쁘게 펴주지 않으면 살짝 미용해준 비숑이처럼 부풀지요.

근데 문제는 미용실 가는 걸 정말 싫어한다는 접입니다. 몸이 묶인(?) 채로 의자에 가만히 앉아 다른 사람에게 머리를 맡기고 있어야 하는 게, 저는 너~무 힘듭니다.

(아들도 저를 닮아 미용실 가는 걸 싫어해서, 머리가 묶일 정도가 될 때까지 기르다가 한 번씩 자르지요. 참, 이상한 유전입니다. )

그래서 주로 집에서 머리를 지지고 볶는데, 네이버 웹소설을 보다가 바르기만 하면 머리카락이 쭉쭉 펴진다는 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시간은 딱 15분 걸린다 하고, 가격도 미용실의 10분의 1 가격이더군요.

냉큼 사서 머리에 처덕처덕 바르고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감아보니, 살짝 펴진 듯했으나 괄목할 만한 성과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바로 다시 바르면 머리카락이 상할까 우려하여 일주일 뒤에 다시 바르고 15분 뒤 감아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한 번 해서 그런지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냥 고데기로 펴고 다니는 게 낫겠다 싶어, 큰 맘먹고 산 고데기를 열심히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고데기를 해도 머리가 여전히 보시시하더군요.

결국, 하루 날을 잡아 미용실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런데 사장님 왈....

"머리카락이 너무 상하셔서 펌이고 뭐고 다 안 먹힐 것 같은데요? 뭐 하셨어요?"

결국 상한 부위를 다 잘라내고(숏컷이 되었습니다.ㅠㅠ) 클리닉인가를 하고 귀가하였습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아들이 제 얼굴을 보고 하는 말이...

"망했네, 망했어."

손으로 제 머리를 이리 저리 만져주고 다시 하는 말.

"어떻게 해도 수습이 안 돼. 망했어!"

딸은 슬픈 얼굴로

"이거 어떡해......"

하면서 저를 안아주더군요. 괜찮다는 듯 등까지 토닥토닥.

하지만, 그날 밤 최측근은 제 머리를 보자마자,

"오, 깔끔하게 잘 잘랐네요. 형민 님은 그런 머리도 잘 어울리네요."

라고 말하며 웃어 주었습니다.

역시, 최측근 밖에 없습니다.

이상 자랑 끝~~~~

(이, 이러려고 쓴 게 아닌데 쓰다보니... 아침부터 죄송합니다.ㅡㅡ;;;)






<퀴즈> 이것은 무엇일까요? 알맞은 답변을 고르세요.

1) 집을 지키는 개
2) 잠을 자는 개
3) 산책 나가기를 기다리는 개
4) 심심한 개
5) 먼지털이











<정답>

5번은 확실히 아님.

얘도 제가 집에서 잘라주어 털이 엉망이라지요. 그래도 나름 잘 자르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마인들 컨트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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