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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지하철에서.

강형민 2023. 6. 1. 19:56

오늘 어머님을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양 손목이 부러지신지 1년 가까이 되었는데, 상해 진단 신청한 게 아직도 해결이 안 되어 계속 병원에 다니십니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데, 한 시각 장애인 분이 노래를 부르며 구걸을 하시는 게 보였습니다. 

 

평소 휴대폰 하나만 달랑 들고 다니는 터라 그저 구경만 하고 서 있는데, 어머님께서 제게 천 원짜리 한 장을 쥐어주시며 갖다 주라 하셨습니다.

 

장애인 분이 들고 계신 빨간 바구니에 천 원을 넣고 돌아왔더니, 앞에 앉아 계시던 아주머니 한 분이 앞에 큰 소리로 '저런 노래가 있어?' 하고 물으시더군요.

 

앞에 서 계시던 분이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모르겠는데, 그 아주머니께서 다시 큰 소리로 '왜 노래까지 지어 부르면서 저래?' 하고 웃으시더군요. 

 

무슨 의도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는 몰라도 구걸하는 모습을 그다지 좋게 보시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머님께서 갑자기 큰 소리로 '목소리가 참 좋네.' 하시는 겁니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노래를 참 잘 하네' 하시더군요. 

 

어머님 말씀을 장애인 분이 들으셨는지 노랫소리가 한결 커지면서 돈을 넣는 분도 두 분 더 계셨습니다. 

 

똑같은 상황을 봐도 긍정적으로 보느냐 부정적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상황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것 같습니다. 

 

어머님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시는 분이시지요. 

 

세금을 많이 뗀다고 뭐라 하면, '버는 만큼 나라에 내는 게 당연한 거다' 하시고, 집 값이 너무 올랐다고 하면, '원래 10년 주기로 올랐다 떨어졌다 하는 거다. 그래야 경제가 돌아' 하십니다. 

 

이번에 최측근 신장 떼서 죄송하다 했더니, '네 어머니 생명을 살렸으니 됐다, 다른 사람한테도 떼어주는 판에......' 라고 하시더군요. 

 

최측근이 어머님을 닮아 선하고 온유한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들도 최측근을 닮아야 할 텐데요.

 

 

 

유대인들이 아이들에게 선행을 가르치기 위해 하는 행사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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