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강형민입니다.
산책하면서... 본문
매일 성경을 읽는 걸 일용할 양식을 먹는다고 표현합니다. (저희 교회에서만 그런 건지, 원래 기독교 용어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 일용할 양식 말씀이 계속 '욥기' 말씀입니다.
욥이라는 사람이 엄청난 고난을 겪는데, 친구들이 와서 계속 위로하고, 판단하고, 정죄하고, 욥은 반발하고 이런 내용이 반복됩니다.
오늘도 발랏이라는 친구가 세 번째로 찾아와서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하신 줄 아느냐며 욥을 판단하고, 욥 역시 하나님이 위대하신 걸 안다, 네 말은 위로가 안 된다라는 내용이 반복되어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동네 산책하면서, 최측근에게 양식을 먹어도 은혜가 안 된다고, 오늘 읽은 말씀 이야기를 했더니, 최측근이 하는 말이,
"인간은 하나님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아는 척 이야기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상대방에게 말도 함부로 하게 되고. 나중에 하나님이 발닷보고 아니라고 하시잖아요. 참, 겸손하게 살아야 하는 것 같아요."
라고 하더군요.
성경은 제가 더 많이 읽는 것 같은데, 이분의 통찰력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저보다 어린데도...... 쩝......
오후에 어머니를 뵈러 병원에 갔습니다. 댁에를 찾아뵙지 못하니(6개월 동안 외부인 출입금지입니다.) 외래 진료 오실 때 병원에 가야지만 뵐 수 있습니다.
몸은 복대를 차셔서 그나마 괜찮으신데, 팔다리가 너무 마르셔서 바들바들 떠시는 걸 보니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우셨습니다. 어머니는 강남에 오래 사셔서 강남스타일로 아주 멋쟁이십니다. 그래서 어머니를 뵈라 갈 때는 늘 옷차림이 신경쓰이지요.
신혼 초에는 제 옷차림이 너무 마음에 안 드시다고 새벽에 직접 백화점에서 산 옷을 싸들고 오셨다지요. 허허......
나름 옷차림에 신경쓰고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문 옆에 서 있는 제 옆, 임산부석에 웬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젊은 친구가 앉았습니다.
그러더니 이 친구가 갑자기 '씨X! 씨X! 왜 내 주변에는 씨X 새X들 밖에 없는 거야!' 하고 소리치는 게 아니겠습니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더니 이내 맞은편 사람들에게 '뭘 꼬라봐!'라고 소리치더군요. 다행히 혜화역에 도착해서 저는 부지런히 탈출했지만, 탈출하지 못한 분들은 어떻게 되셨나 모르겠습니다.
병원에 도착하여 어머니께 이 말씀을 드렸더니, 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그래서 공부가 중요한 게 아니야. 바르고 건강하게 키우는 게 중요해."
하시더군요.
그 친구도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을 텐데, 무슨 상처를 받았길레 세상이 그렇게 미워진 건지.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였습니다.
동상 머리 위에 까치가 앉아 있어서 찍었답니다. 누구 동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서울대학병원 세우신 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