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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한밤중 잡담

강형민 2023. 5. 5. 00:43

1. 병원에 계셔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병원에서는 잠을 푹 자기가 힘듭니다. 일단 자리도 불편하고 잠이 들만하면 간호사가 들어와 체온을 재고 혈압을 재기 때문에.

그래서 타이밍을 잘 맞춰서 자야 합니다. 보이는 사랑 댓글을 보다가 잠이 든지 한 30분쯤 되었을까, 또 열을 재러 들어온 간호사 덕분에 잠이 홀랑 달아나 버렸습니다.

오늘 하루 호흡을 제대로 안 해줬더니 최측근이 다시 열이 납니다. 아직 안심할 때가 아닌가 봅니다.  지금 옆에서 열심히 호흡 중입니다.

옆에 환자분의 코고는 소리, 최측근의 호흡하는 소리, 다리 안마기 소리(가만히 누워 있으면 혈전이 생기기 때문에, 다리에 안마기를 부착하고 있습니다. 최측근 말로는 아주 시원하답니다. 시대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제 키보드 소리가 병실가득 잔잔한 밤입니다.


2. 병실 안에 화장실이 있긴 하지만, 환자용이라 보호자가 쓰기에 좀 눈치가 보입니다. 그래서 복도 화장실을 주로 사용하는데, 한 층에 달랑 한 개 밖에 없어서 변비가 왔습니다.

일부러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밤 12시에 화장실에 진을 쳤는데 방송이 나옵니다.

" *** 어린이 보호자분, 소아응급실로 와주세요. ***  어린이 보호자분, 소아응급실로 와주세요."

나와야 할 건 안 나오고, 눈물만 나왔습니다.


3. 최측근이 밥을 못 먹으니, 옆에서 뭘 먹기가 약간 눈치가 보입니다. 라면이 먹고 싶은 걸 꾹꾹 참고 있다가, 최측근이 잠든 틈에 잽싸게 탕비실에서 먹고 왔습니다.

그런데 잠에서 깬 최측근이 하는 말,

"참깨라면 먹었어요?"

"어? 어떻게 알았어요?"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네요."

헐...... 저는 바보인가 봅니다.


4. 최측근은 제가 계속 곁에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최측근 옆을 잠시라도  떠나 있으면 불안합니다. 그러나 어머니를 간호하시는 아버지는 제가 밥을 못 먹을까 봐 걱정이 태산이시라 밥 때만 되면 저를 이끌고 식당에 가십니다.

오늘도 아버지께 이끌려 식당에 갔다 왔더니, 최측근이 볼일을 못 봐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사랑의 방식은 참...... 복잡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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