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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형민입니다.
5화. "이, 이백 오십 만원이요?" 인아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무연고자는 발가락이 모두 붙어 있는 탓에 걷지 못한다고 하였다. 발가락 다섯 개가 지지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나 뭐라나. 천생 휠체어를 타야 하는데, 휠체어가 장장 250만 원이라는 것이었다. 인아는 순간적으로 통장 잔고를 생각했다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경찰에게 발끈했다. "아니, 내가 보호하는데 휠체어까지 내 돈 주고 사야 해요?" 이 모든 상황이 너무 황당하고 말이 안 되어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경찰도 그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휠체어 지원 사업 이런 것들에 대해 간호사에게 문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휠체어 지원 사업은 병원에서 하는 일이 아니라, 복지 재단에서 하는 일이라고 하였다. 관리하는..
숫자에 매우 약합니다. 돈 계산 이런 거 잘 못하고요, 확률, 퍼센트 이런 거 잘 모릅니다. 반면 최측근은 숫자에 매우 강합니다. 돈 계산 잘하고요, 쓸 때도 회차 대비 조회수를 따져가며 잘 하고 있다, 못 하고 있다를 판단해 주었습니다. 시리즈에 론칭한 다음부터는 조회수를 보고 원고료를 추측하면서, 이번달엔 치킨을 몇 마리 먹을 수 있다, 스벅엘 몇 번 갈 수 있다 식으로 제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줍니다. (예전엔 스벅 한 번 가려면 마음을 먹어야 했습니다. 커피 값이 너무 비싼 것 같아서요. 하지만,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갑니다. 물론 가서도 한 잔 시켜 둘이 나눠 먹지만요. 아! 조각 케이크 같은 것도 먹습니다. 하하......) 이렇게 제가 약한 부분을 설명해주면 어쩔 땐 고마운데, 어쩔 ..
4화. 경찰들의 말에 인아는 황당한 표정으로 창백한 무연고자를 바라보았다. 겨우 한쪽 팔만 풀렸을 뿐인데, 어찌나 난리를 치며 소리를 지르는지 간호사가 귀를 귀마개로 막고 와 진정제를 주사했다. 처음 이런 장면을 봤으면 간호사가 오버하는구나 생각했을 텐데, 간호사도, 경찰들도 다들 그가 입만 열면 귀를 막고 괴로워하는 통에 인아는 그냥 자기가 이상한가보다고 생각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런데 아무리 본인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해도, 무연고자를 데리고 가서 직접 보호하라고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아니, 원래 저런 분들 보호하는 기관 있지 않나요? 아니, 신고한 사람 보고 직접 보호하라고 하면 누가 신고를 하겠어요? 그냥 죽게 놔두지." 인아가 따지듯 묻자 사복 경찰이 곤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물론 보호기관..
3화. 처음엔 1인실에 있다고 해서 무연고자라고 해도 대우가 좋구나 생각했는데, 1인실은 인아가 생각했던 1인실과는 많이 달랐다. 일단 일반 병실이 모여 있는 층에 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기자재실과 창고 같은 곳이 모여 있는 맨 꼭대기 층의 구석 방이었다. 병실이라기보다는 직원 숙직실 같은 작은 방인 것도 모자라, 무연고자의 팔다리는 묶여 있고, 입에는 천이 물려 있었다. "이, 이게 뭐예요?" 인아가 경악하며 묻자 남자 간호사가 민망한 얼굴로 대답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계속 괴상한 소리를 내고 난동을 피워대는 통에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를 줘서 여기 있게 한 겁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아니죠! 아무리 신분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아픈 사람을 이렇게 대하는 병원이 어디 있어..
안녕하세요, 강형민입니다. 저도 드디어 카테고리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일상적인 이야기는 도란도란에 넣었고요, 이런 공지글은 공지에 넣었고요, 소설은 습작에 넣었습니다. 저, 컴퓨터 잘하지요? 하하하...... 혹시 이런 거 변해서 들어오시는 데 불편한 점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블로그에서 독자님들께 사랑과 에너지를 너무 많이 받아서 뭔가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처럼 막 추첨해서 쿠폰 쏘고, 사인한 종이책 쏘고, 저도 그러고 싶은데, 쿠폰 쏘는 법도 모르고, 사인할 종이책도 없고, 그래서 뭐가 좋을까 한참 고민했습니다. 제 이야기 쓰는 건 한계가 있는 것 같고, 여기 계신 독자님들만 보실 수 있게 단편 소설을 한 편 써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게 지금 올리고 있는 습작입니다. 시놉도 없고, 완전 즉흥적으로 쓰고 있지만, (그런데 제가 그동안 쓴 소설들이 다 이렇게 쓰여진 거라...^^;;; 저는 다른 작가님들처럼 시놉을 못 쓰겠습니다. 담당자가 시놉 안 쓴 티가 팍팍 난다고 구박하지만, 시놉을 써도 그대로 안 써지는 걸 어떡합니까. 네?
2화. 효진이 식식대는 소리에 잠이 깬 인아가 멍한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 네가 무슨 상관인데?....... 뭐? 네가 왜 데리러 와? …… 와. 이 또라이 진짜……" 이 민박에 자기들만 있는 게 아닐 텐데, 게다가 아직 밤중인 것 같은데 친구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거칠어지자, 인아는 슬그머니 그녀의 팔을 잡고 말했다. "야, 진정해. 옆방에 다, 들리겠다." 효진이 그녀를 힐끗 내려다보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나 겉옷에 팔 한짝을 억지로 꿰어차기 시작했다. "야, 추운데 어디가? 효진아." 인아가 그녀의 다리를 잡으려 했으나, 효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가버렸다. 괜히 말렸나 후회하며 인아는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데리고 들어올까 했지만, 멀리서 간간히 들려오는 고성에 그냥..
눈 뜨자마자 시리즈에 들어가 조회수를 봅니다. 방송작가들이 매일 아침 시청률을 확인하며 일희일비 한다더니, 제가 요즘 그러고 있습니다. 다른 작품들의 조회수와 비교하면서 절망하다가, 또 댓글 보고 힘을 내고....... 매일 마음이 둥둥 떠서 오르락내리락 하니, 마치 이상한 나라의 강형민이 된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교사를 했었습니다. 그때도 반 애들 때문에 매일 아침, 기분이 들쭉날쭉했는데, 그때는 눈에 뭔가 보이는 거라도 있었지, 지금은 보이지 않는 상대와 전쟁을 벌이는 기분입니다. 웹소설 작가라는 직업(?)은 참 신기합니다. 예전에 담당자와 통화를 하면 한 사흘 정도 글을 못 썼습니다. 담당자는 더 좋은 글을 쓰라는 의미에서 이런저런 카운슬링을 하는 건데, 제 입장에서는 좋은 글은 고사하고 아예 쓸..